“‘토왕 소의 날’에는 장어를 먹을 것”
이 풍습을 만든 사람은 에도 시대의 서양학자 히라가 겐나이로 알려져 있습니다. 히라가 겐나이는 발명, 본초학, 문학 등 여러 방면에서 재능을 보이며 활약한 가가와현 출신 인물입니다.
원래 장어 철이 가을부터 겨울까지이다 보니 당시에는 여름만 되면 장어요리점에 손님이 줄곤 했습니다. 이를 고민하던 어느 장어요리점 주인장이 좋은 수가 없을지 히라가 겐나이에게 상담을 해 왔습니다.
히라가 겐나이는 ‘토왕 소의 날’이면 이름에 ‘우’가 들어가는 음식을 먹으며 건강과 안전을 기원하던 옛 풍습을 떠올리고는 ‘오늘은 토왕 소의 날’이라는 문구를 가게에 적어 두라고 귀띔했습니다. 일본어로 장어가 ‘우나기’이기 때문이지요.
구와가타 게이사이 원화 외 ‘쇼쿠닌즈쿠시에코토바(職人盡繪詞)’제3권 일본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컬렉션 https://www.ndl.go.jp/imagebank
설명을 덧붙이자면 ‘토왕’이란 중국 오행 사상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입춘·입하·입추·입동 전 18일의 기간을 의미합니다.
아울러 옛날에는 날짜를 ‘쥐’, ‘소(발음은 우시)’, ‘호랑이’, ‘토끼’, ‘용’, ‘뱀’ 같은 십이지로 표시했습니다. 그러니 ‘소의 날’은 12일 주기로 찾아오고요.
입추 전 ‘여름 토왕’과 ‘소의 날’이 겹치는 날이 바로 장어를 먹는 ‘토왕 소의 날’인 셈이지요.
다카마쓰시 고보강 강변의 전통 있는 장어요리점에 찾아가 봤습니다
다카마쓰 시내를 관통하는 고보강 강변에는 장어요리점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 한 곳인 ‘우나기야 다케우치’를 찾아가 봤습니다.
‘우나기야 다케우치’는 1935년 무렵에 문을 열었습니다. 원래는 장어, 잉어, 붕어 같은 민물고기 내수면 어업과 양식을 하던 전문 도매상이었습니다. 고보강 주변에는 예부터 그처럼 민물고기 내수면 어업을 하는 이들이 모여 있었다고 합니다.
이 가게의 선대 주인장은 가가와현 장어 양식의 선구자로서도 활약했습니다.
이후 현 주인장의 아버지 대에서 장어 요리를 내는 식당을 차렸습니다.
‘가가와현 어업사(1994년 발행)’에 따르면 가가와현에서 장어 치어를 이용한 집약적인 양식업이 시작된 것은 대략 1950년대 중반 무렵이었습니다.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높아지고 고급 식재료를 찾는 사람이 늘면서 전국적으로 장어 수요가 증가하던 시기였지요.
195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는 다카마쓰시에서도 고보강이나 가스가강 등지에서 잡은 치어를 기르는 장어 양식업이 흥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의 기간을 기점으로 양식업 종사자 수는 감소세로 돌아섰습니다.
‘우나기야 다케우치’도 지금은 주로 식당 운영에 집중하고 있으며 가가와현, 도쿠시마현, 가고시마현에서 생산된 장어를 그때그때 엄선해 들여옵니다. 비법 양념과 굽는 손길로부터 탄생한 장어구이 ‘가바야키’는 예나 지금이나 많은 이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간토 지역의 장어 굽는 법과 간사이 지역의 장어 굽는 법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간토 지역에서는 장어를 소금 간이나 양념 없이 직화한 뒤 찌고 마지막에 소스를 발라 한 번 더 굽습니다. 간사이 지역에서는 찌는 과정이 생략됩니다.
‘우나기야 다케우치’는 간사이 방식으로 장어를 굽습니다. 즉, 손질한 장어를 소금 간이나 양념 없이 직화한 뒤 양념에 담갔다가 숯불에 구워 냅니다. 껍질의 바삭한 식감과 살의 부드러운 식감을 모두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지요.
양념은 콩으로 만든 ‘다마리 간장’과 콩·밀을 섞어 만든 ‘고이쿠치 간장’에 미림이나 막설탕을 넣어 깊은 맛을 냅니다. 장어를 숯불에 굽기 시작하면 달콤하고 고소한 향기와 함께 장어가 노릇노릇 익어 가며 내는 ‘탁탁’ 소리가 주방에 울려 퍼집니다.
이게 바로 정통 장어덮밥, 보기만 해도 입맛이 돌지요. 장어 내장을 넣고 끓인 국 ‘기모스이’도 함께 나옵니다.
취향에 따라 산초를 뿌려 드셔 보세요. 이곳 주인장 말에 따르면 산초는 가바야키 위가 아니라 밥과 가바야키 사이에 뿌려야 향이 날아가지 않고 맛이 좋다고 하네요.
인근의 가와나카 신사에는 한때 이곳이 민물고기 내수면 어업과 양식업으로 번성하던 곳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비석이 남아 있습니다.
맛있게 장어를 드신 후에 한 번 방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 기본정보 | 우나기야 다케우치 |
|---|---|
| 주소 | 가가와현 다카마쓰시 타가쵸 3-20-5 |
가가와 전통 장어 낚시법
예전에 다카마쓰시 가스가강과 쓰메타강 하구에서는 강바닥에 말뚝을 박고 붓순나무, 졸가시나무, 쑥 등의 잎 달린 가지 여러 개를 한데 묶은 ‘시바타바’를 매달아 가지 사이사이에 숨은 장어를 그물로 뜨는 ‘시바쓰케’ 그물 낚시로 장어를 잡았습니다.
세토나이카이 역사 민속 자료관 소장 사진 아래쪽은 다카마쓰시에서 수집한 도구들
아울러 강수량이 적은 가가와현에는 벼농사를 위한 ‘저수지’가 많이 있습니다. 가가와 사람들은 가을에 저수지의 물을 빼고 저수지 바닥에서 장어를 잡았습니다. 그때 ‘우나기카키’라 불리는 도구를 사용했다고 하네요. 벼 베기라는 고된 노동의 피로를 풀어 주는 진수성찬이었겠지요.
세토나이카이 역사 민속 자료관 소장 우나기카키 가가와현이 아닌 지역에서 수집한 도구들
가가와현의 옛 고장 시오노에초에서는 나이바강과 고데강의 장어를 잡아서 설탕 넣은 간장에 담근 뒤 구워 먹었다고 전해집니다. 이때 설탕은 사탕수수즙을 바짝 조려 만든 ‘시로시타토’를 사용했다고 하네요.
가가와의 풍토와 장어 문화를 상상하며 장어를 음미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문헌
‘가가와현 어업사’ 가가와현어업사편찬협의회 1994년 발행
구술기록집 ‘일본의 식생활 전집 37 가가와의 밥상’ 농산어촌문화협회 1990년 발행
2026.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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